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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요 근래 날씨가 추워지면서 선호하는 커피도 산미가 강한 것보다는 다크하고 중후한 것에 끌리게 된다. 일을 마치고 커피점빵에 가서 클레시코 블렌딩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블렌딩을 잘한 아메리카노는 어떤 핸드드립의 맛으로도 잡아낼 수 없는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듯 하다. '깔끔하다'라는 것은 손질을 잘 한 것에서 비롯되는 인상임에 틀림없다. 잘 가공된washed 원두는 깔끔한 맛을 낸다. 잘 조경된gardened 정원은 정갈한 청량감을 주고, 잘 훈련된trained 인격은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 산패된 원두에 머무르는 것은 확실한 나태함이고, 어떤 생의 약진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성실하게 박차를 가하는 하루하루의 고된 노력과 훈련은 '깔끔한' 미를 뽐내는 것이다. 나는 일전에 일본의 정갈한 거리와..
올 여름에는 드레스덴에 스치듯 다녀왔다. 열흘 정도 머무르다 왔는데 원래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으로 4주가 계획되어 있었지만 사정이 생겨서 계획된 체류의 반 정도만 머물다가 돌아오게 되었다. 삶에서는 작은 순간들Ausblick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작은 순간들을 통해 그것이 나에게 하는 훈계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지혜를 얻게 되는 때가 있다. 나의 독어 선생인 Olgar는 내가 반복되는 단어들을 이니셜로 표기하는 것에 대해 (이를테면 spazieren gehen을 s.g.라 쓴다던지 하는 것들) "Du bist faul! Du musst fleissig sein, wenn du lernst!'(너 너무 게을러! 공부할 때에는 부지런해져야지!) 라고 웃으며 책망한 적이 있다. '나는 어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