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9/04/04 (2)
저녁의 꼴라쥬
I'inconditionné
"우리는 그 다음 논지를 잘 알고 있다. 즉 현상적인 속박이 없는 순수한 초월적 관념으로서 자유는 스스로 인과적 연쇄를 시작하는 능력의 궁극적 의미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초월적 자유를 토대로 자유의 실천적 개념이, 다시 말해 감각 성향들의 제약에 대한 의지의 독립성이 성립된다." Kant, Critique de la Raison pure, A. Tremesaygues et B. Pacaud, 리쾨르의 타자로서 자기자신 150-151에서 재인용. 리쾨르를 읽다가 최근에 고민하고 있는 자유 개념에 대한 사유의 비슷한 궤적을 만나서 놀라고 있는 중이다. 다름 아니라 칸트의 무제약자l'inconditionné의 개념과 관련하여, 인간이 현상들의 인과관계의 망 안에 존재할 뿐만 아니라, 사실은 그 인과..
오랑쥬 껍질 씹기
2019. 4. 4. 20:44
저녁의 출생
불꺼진 방 나는 아직 눈을 뜨고 있다 전파를 찾는 티비처럼 웅성거리는 수억의 빛의 파편들 유년기에 어머니가 방의 불을 끄면 묻곤 했다 이게 뭐죠 아직도 내 눈에 뭐가 보이는걸요 하얗고 작은 것들이 천정에서 우글우글거려요 주파수가 어슴푸레 잡힌 라디오처럼 어머니는 잠결에 말했다 얘야 그건 네 생일이란다 내 생일이요? 내가 태어나던 날 빛과 어둠이 씨름하던가요 오래된 전축처럼 흐릿함 중에 선명한게 나오던가요 뽀송해지는 봄 가지들처럼 그렇게 눈물겹게 반갑던가요 나라는 것이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2019. 4. 4.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