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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8월 8일의 수기, Koexistenz
기도를 하는데 선천적인 외로움 같은 것을 상기하게 하시는 때가 있다. 그때 나는 발열하는 필라멘트처럼 울부짖곤 한다. 사역자가 된 이후로 외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하신다. 작은 나를 만나기 위해 동독의 작은 마을까지 찾아온다. 친구가 찾아와 트렁크에서 10키로짜리 쌀을 꺼내 주고 돌아간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무겁고 슬픈 것을 주머니로부터 아주 조금, 꺼내 보이려다 친구는 황급히 떠났다. 아, 차라리 부둥켜 안고 실컷 울기라도 했더라면 창세기 7장에는 의로운 분이 악한 사람들을 쓸어버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나는 설교를 준비하며 그 무서운 심판 이야기보다, 방주에 초대된 '부정한' 생물들에 더 마음이 갔다. 나는 스스로 부정한 생물 같은 느낌을 가지는 때가 희한하게 많은 편이다. 거절이 중첩되면..
오랑쥬 껍질 씹기
2019. 8. 9. 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