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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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간

그림 앞에서 울어본 사람들의 이야기

jo_nghyuk 2009. 9. 26. 17:34
작년에 그림과 눈물이라는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는데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는가? 라는 첫 문장이 무척 마음에 와 닿았어요. 또 그림 앞에서 울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독특한 소재와 제임스 엘킨스의 독특한 이력에도 매력을 느꼈고요. 이 책은 설문을 토대로 쓰여진 글이라서 읽고 있는 이가 직접 참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우리는 예술작품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걸 쑥스러워하죠. 감동이 메마른 시대에 살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감동의 눈물조차도 타인의 시선을 느껴야 하는 데서 오는 억압도 한 몫 한다고 봐요.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무의식적인 억압이 풀리는 느낌이 듭니다. 마크 로스코의 텍사스 예배당에 걸린 그림 앞에서 울었던 사람들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나도 당장 그 그림을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저 검고 어두운 색깔 때문에 울었다는 사람들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와요. 눈물은 슬플 때만 흘리는 것이 아니에요. 마음이 정화되고 치유될 때도 눈물을 흘리죠. 결국 이 책은 부제처럼 그림 앞에서 울어본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읽다 보면 내 안에 흐르다가 멈춰버린 감동의 눈물을 찾아 나서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울어 본지가 굉장히 오래되셨다거나 내 마음이 메말랐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에게 특별히 권해 드리고 싶네요.


                                                                                     신경숙,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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