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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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핑거링

pianist @ Bibliotheek / Amsterdam

jo_nghyuk 2009. 10. 2. 23:39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립도서관 1층로비이다. 나는 주로 인문학 코너가 있는 4층에 머물곤 했었는데 도서관이 끝나는 시간 15분 전 즈음 해서 로비 층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레코드에서 들린다고 하기엔 생생한 음질이었고 스피커가 아닌 저 아래 허공 어딘가에서 방사형으로 퍼지는 소리라는 느낌이 귀에 잡히는 것이었다. 딩동 시간이 되었습니다. 라든지, 헛기침을 하며 사서들이 10분전부터 유난을 떨면서 서고 정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우회적이고 신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중년의 연주를 보라. 트렌치 코트는 한켠에 걸어두고, 아무래도 악보집을 담는 가방인듯한 저 앙증맞은 명도높은 페인트칼라 블루이며 댄디한 니트위에 세운 저 카라collar. 나의 연인이 말하기론 그의 페달링은 흠이 없다고 한다. 거의 페달링을 밟지 않고 꼭 필요한 순간에만 밟는다고.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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