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행간의 그릇_ 본문

오랑쥬 껍질 씹기

행간의 그릇_

jo_nghyuk 2009. 6. 3. 22:30
그릇, 이라고 나는 발음했다 그릇에 음식이 담겨지듯 종이에 텍스트가 담겨 있다고
누구도 그릇 가장자리까지 음식을 꾹꾹 담지는 않는 것처럼 (있다면 드물게), 텍스트도 적당한 분량으로 여백을 남기며 책에 담겨져야 한다.

 
                                                                                   행간
  


이 없다면 텍스트는 독자를 압박하게 될 것이고 독자의 시선은 그가 머물 행간의 없음에 강압적으로 재촉당하게 된다. 그리고 만약에 그가 텍스트 바깥으로 시선을 조금이라도 헛디디게 된다면 그는 곧 책 바깥으로 추락해버릴 것이다. 이렇게 독자를 압박하는 책으로는 교과서와 문제집 류가 있다. 


                                                                                행간이 넓을 수록


독자는 그 여유공간에 코를 집어넣고 기꺼이 텍스트를 들이쉬고_inhale  내쉴_exhale 것이다. 들이쉬고 내쉰다는 것은 책과 독자가 교감_ corresponde한다는 것이다. (독자 반응적 독서) 그는 책 종이와 잉크의 냄새를 부가적으로 마시며 생각에 젖을 것이다. 이때 릴케가 말하듯 그의 머리카락은 잠자는 사람처럼 조용하고 부드러울 것이다. 그런 책 읽기가 가능해지면 시집 한 페이지나 소설 한 챕터나 클리어하는 시간은 당연스레 동일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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