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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난독증에 걸린 시인과 subterranean homesick alien들
난독증에 걸린 시인이 있었다 연약한 다리가 활자들 사이에서 다리를 찾지 못해 행간으로 미끄러질 뿐이었다 책은 이해될 수 없는 말들의 성단이어서 초대받지 못한 외계인처럼 별들 위를 선회비행하며 행간에 끼어 살았다 난독증이 완화된 것은 말을 다시 배우면서부터였다 태초에 말이 있었다 그러나 노역자들은 말이 아닌 바벨탑을 쌓아 올렸고 이제 말은 다리가 아닌 뾰족하게 솟은 가시이다 시인이 혓바늘을 뽑아내지 않으면 페가수스 성운을 뽑아낸대도 말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우울한 외계인처럼 그의 행간에만 체류할 것이다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2014. 3. 26.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