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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갈라디아서 5:16-24 성령을 따라 산책하십시오. 여러분은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십니까? 저는 매우 좋아합니다. 저는 찬양을 들으며 걷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찬양을 부르다가 감동이 많이 오면 버스를 타지 않고 집으로 걸어올 때가 자주 있습니다. 물론 세 정거장 거리밖에 되지 않는데요. 오면서 나무들을 보고, 별들을 보고, 사람들을 보고, 또 저희 집 앞에는 중랑천이 있어서 다리를 건너면서 강을 보기도 하고, 조깅하는 사람들을 보고, 바람을 쐬면서 천천히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때쯤 되면 집에서 문자가 옵니다. ‘도착할 때가 됐는데 안오고 어디에요?’ 날씨가 추운 겨울임에도, 저는 여전히 산책을 하며 집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별히 찬양을 즐겁게 하면서 오면, 추운 것도 어느 정도 ..
오랫만이었다. 최근에 궁에 언제 갔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남산 한옥마을에 요스트와 같이 갔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처마 밑에 앉아서 말없이 회색 풍경을 보고 있었다. 나는 요스트에게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있다. '한국의 색은 어쩌면 이런 날씨에 더 깊이가 있어, 채도는 떨어지지만 깊이는 더 해. 나는 그게 한국의 색이라고 생각해'요스트는 어느 정도 그 말뜻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년 전 우리는 암스테르담 시립 도서관으로부터 강 너머의 풍광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쩌면 2년을 두고 우리는 다시 풍광에 대한 서로의 시선을 주고 받았다고 할 수 있다.고향을 보는 나, 타국을 보는 친구.여행을 끝내고, 고향에 돌아오면 스스로의 각막이 낯설어져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