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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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쥬 껍질 씹기

시간의 경과

jo_nghyuk 2015. 10. 29. 11:54


아버지의 외로운 다음카페에 들어가보았다. 조회수도 몇 없고 댓글도 없는 글들이 가득하다. <경과가 좋다>던 그 글 앞에서 유난히 눈물이 흘렀다.

아버지를 찾아뵐 때 언덕진 근처 공원으로 휠체어를 밀어올려 드리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 아파트 단지 앞 트럭에서 과일장수가 팔던 사과 세 덩이 아버지 무릎 위에 놓고 휠체어를 타고 올라가 한덩이씩 비둘기와 같이 먹고, 아버지와 한참을 수다를 떨곤 했다. 아버지의 외로운 카페에 들어가 외로웠을 아버지 생각하니 더더욱 사무친다. 

불꺼진 한밤 중에 잠이 오지 않아서 로비의 컴퓨터에서 몇 자 끄적였을 아버지. 어두운 밤 소스라치게 깨어나 하나님 살려달라고 작고 약하게 기도했을 아버지.

아버지는 점점 쪼그라들고 있었고 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이마를 만지고 얼굴을 보았다. 의식이 없던 아버지는 나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시간의 충만은 언제 오는가. 내 인생에서 충만했던 시간은 아버지의 휠체어를 밀던 동산에서의 그 시간이다. 시간성과 생기가 무엇이길래 우리는 그다지도 즐거웠던가.




경과가 좋다. 2015.05.14


책 일기 글 쓰기도  싫으니 기력이 얼마나 없는가

세수하기도 싫어 밥 숟가락도 무겁다

이건 사는게 아니다

기운을 내자 먹어야 한다

다짐해도  간신히 절반을 먹었다  밥을 씹는거이 힘들다 그만큼 입맛이 없다

새로운 방법

 밥에 우유를 부었다

절반을 먹었다

며칠전 후배가 가져온 보신탕 몇 조각 과 매점서  육표 사와서 씹어

기력을 회복한다

월요일은 아주 힘들었다가 화요일 아들과 아내가 오고 큰 아들도 오고 

역시 가족이 옆에 있어 기운이 난다

어젠 수혈도 받고  기운 내려 애쓴다

오늘은 밤에 잠은 설쳤으나 새벽에 잠을 잤다

새벽기도 안가고 잤다. 갈 시간에 잠들어 못갔다

잠이 보약

아침을 맛나게 먹자 외치고  정반이상 먻았디

일찍 엑스레이 찍고

주차차당 나무 아래 의자에 누워 온몸을 햇빛에 내어 맡기고 한시간

그것도 피곤 그늘에 안자 묵상

점심 먹자 곧 발을 치료하고 

발으ㅜㄴ 많이 회복 되었다  다시 나무 아래 누웠다

ㅎㅎ 사지를 벌리고 누웠다 따뜻하다

밖에서 라면 노숙인ㅇ;디

울타리 안에서 환복을 입고는 맘대로 해도 흉이 아니다

그늘에 앉아 책을 펴니 몇자 눈에 들어 온다

기력이 없으면 책도 못읽고 글도 안써진다

아들이 낮시간 공부를 비우고 왔다

6월 독일에 방학중 박사과정 위해서 가야하기에 요즘 독어 공부가 막바지인데

와서 옆에 오금 공원 쩡상으로 휄체어 말고 오른다

숲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이야기 나눈다

아들 공부 일정에 내가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하는데

신학대학원 졸업하고 다시 전공 과정 3학기  이제 일학기만 더하고 독일에 유학하고파서

며느리와 열심으로 산다5월 초에 목사고시를 보았다. 8월에 발표다 그 전에 다녀와야하고  논문조 내야 하고 비븐데

덕분에 난 손주 보기를 4년 미뤄왔고 앞으로도 이삼년 미뤄야 하지만

내 아픔으로 일정에 차질이 없어야 하는데

6월-8월 독일 다녀와 독일 대학에나 정부 혹은 상공회의소등의 지원을 받아야 유학할 수 있다

잘 되면 모든 경비를 지원해 주는듯하다

여하튼 밤 11까지 공부하는 넘이 오지말래도 오후시간 와서 나를 공원에 좋은 공기를 마시게 해준다고

주택가로 내려와 전주 콩나물 국밥을 먹고 보내는데

마음이 징하다 눈물이 고인다

아들 미안하다

애써 걱정하지 말라 하며 나를 위로한다 다 컸다.

빨리 체력이 회복 됨이 모든 일의 우선이다

 

기침은 잦아들고  기력도 좋고 입맛도 조금씩 는다

한쪽 폐에 찬 물이 차서 생긴 염중이다

물은 많이 빠졌고 경과가 좋다

님들의 성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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