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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자아와 타자, 신의 협동
한동안 시고 소설이고 다 쓰기 싫을 때가 있었다. 아니면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재밌는 것이, 우리는 자신감이란 자기 안에서 무언가를 응집시키고 응고시켜서 이루어내야 하는 어떤 것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잘 해내지 못한다. 주변에는 천재성이라고 할 만한 재능을 가진 이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생각보다 자신감이 매우 부족한 것은 아닌가, 라고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신에게서 오는 것인가, 나에게서 오는 것인가 아니면 타자에게서 부여받는 것인가. 아담 자가예프스키는 타자만이 우리를 구원한다고 노래했다. 나는 신과 자아와 타자의 역할을 분리하고 싶지 않다. 이 삼각형은 어떤 고리의 순환을 이루냐면, 내가 타자를 도울때 타자는 힘을 부여받고, 역으로 ..
오랑쥬 껍질 씹기
2015. 2. 16. 13:42
너의 눈빛이 변했다 _ 박노해, 느린걸음
너의 눈빛이 변했다 지난날 너의 불빛은 어두웠으나앞이 안 보이는 가난의 거리도 어두웠으나네 상처 난 마음에는 붉은 꽃이 빛났고네 젖은 눈동자에는 새벽 별이 빛났다 너의 눈빛이 변했다 지금 네 눈동자는 불타고 있다주식 시세와 아파트 시세를 따라 오르내리는 네 눈빛타인의 시선과 TV 드라마를 따라 늘어져 가는 네 눈빛 네 빛나던 눈동자엔 지금 빛이 없다 맑은 빛을 키우던 네 어둠은 어디로 갔느냐청보리 싹으로 빛나던 네 겨울은 어디로 갔느냐떨리는 손을 맞잡던 네 슬픔은 어디로 갔느냐 너의 눈빛이 변했다
노르웨이의 책갈피
2015. 2. 16. 1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