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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독일 사람들은 참으로 근면하다. 나는 6시가 되면 눈을 뜨는 편인데 방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있노라면 창문 너머에서 새 소리가 들리곤 한다. 그런데 이 새 소리 이전에 들리는 소리가 있는데 위층에 계시는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용하시는 물소리이다. 오늘은 10시에 침대 커버와 베개 커버, 의자 시트등을 바구니에 넣어드리기로 했는데 이미 9시 40분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방문 앞에 와 계셨다. 시트 교체하는 법을 알려 주시려고 방 안에 들어오셨는데, 아차, 다른 사람이 들어오고 나서야 우리 방이 그다지 깨끗하지 않음을, 아니 그보다 정돈되어 있지 않음을 알게 되다니. 한국에서 가져온 짐은 각자 캐리어 하나에 이민가방 하나씩이었는데 우리 부부는 이제 미니멀라이프다 하고 자족하는 마음이 있었다. 며칠이 지나지 ..
예나에 온지도 열흘이 넘어간다.나는 Kunitz라고 하는 작은 시골 마을에 살고 있다. 이 집에는 Schöppe 부부가 살고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부른다. 가끔씩 할머니께서 내려오셔서 Alles gut? (다 잘 돌아가고 있니?)라고 물으시고, 세탁기 사용법이나 침대 커버를 가는 법, 쓰레기를 분류하는 법등을 알려주시는데, 할아버지도 함께 내려오셔서 머리를 긁적이면서 영어로 동시통역(이라고 하기에는 약간의 두통과 시간차를 지녔다)을 해주신다. 처음 이곳에 온 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우리를 위해 배추와 (날아다니는 베트남의) 쌀, 그리고 피망을 냉장고에 귀엽게 넣어두시고,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걸어서 25분 정도 거리의 기차역까지 함께 동행해주셨다. 처음 온 주의 주일에는 우리를 O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