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수줍은 핑거링 (15)
저녁의 꼴라쥬
라이브 부틀렉들은 정규 앨범에 대한 각각의 다른 이펙터가 걸린 ep앨범들이다. 어느 앨범에서는 보컬의 화음이 달라지고, 악기의 연주가 길어지거나 보컬이나 기타나 돌연 소리를 꽥 지르기도 하고, 헐떡이거나 웃거나 실수하거나 신음하거나 화를 내는 등 정규 앨범의 정갈함에 도전하여 그것을 긁고 잘라내고 다시 붙이는 새로운 꼴라쥬와 같은 양상을 보인다. 앨범이 6장이라면 셋리스트에는 1번이 6집, 2번이 2집, 3번이 4집 이런 순으로 마음껏 트랙리스트의 트랙들을 열차가 오기전에 방향을 조절하듯 변형시키고 이어 붙일 수 있는 것이다. 관중은 이 즐거운 열차에 타 마음껏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산타 바바라 공원의 외침이 다르며 하이네켄 홀의 절규가 다르고 수퍼 아레나의 환호의 소리의 종류가 또한 다르다. 부틀렉마..
Weird fishes/ 투박한 핑거링_ 종혁 감기걸린 vocal 종선 단테 – la grande tristezza 위대한 슬픔 어떤 특정한 동기에서가 아니라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에서 나오고 삶 자체를 구성하는 저 설운 감정 없이는 진정 위대한 삶을 상상할 수 없다. 우울감에 허덕이는 위대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밤(어둠)에 대한 그리움은 어머니에 대한 동경에 그 원인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피상적 현안의 껍데기를 벗어나 본원적 근거의 신비 속으로 나아가자. 우울감의 궁극적 본질은 바로 사랑에 대한 동경이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이 있는데 이 갈망은 ①감각 ②정신 ③영 의 모든 단계를 망라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름다움 자체는 깊이 위태로움에 처해있으며 아름다움이 등장하는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립도서관 1층로비이다. 나는 주로 인문학 코너가 있는 4층에 머물곤 했었는데 도서관이 끝나는 시간 15분 전 즈음 해서 로비 층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레코드에서 들린다고 하기엔 생생한 음질이었고 스피커가 아닌 저 아래 허공 어딘가에서 방사형으로 퍼지는 소리라는 느낌이 귀에 잡히는 것이었다. 딩동 시간이 되었습니다. 라든지, 헛기침을 하며 사서들이 10분전부터 유난을 떨면서 서고 정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우회적이고 신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중년의 연주를 보라. 트렌치 코트는 한켠에 걸어두고, 아무래도 악보집을 담는 가방인듯한 저 앙증맞은 명도높은 페인트칼라 블루이며 댄디한 니트위에 세운 저 카라collar. 나의 연인이 말하기론 그의 페달링은 흠이 없다고 한다. ..
Members: Lee Ji-gu aka MC Canal Chang Myung-woo aka DJ Patat Chang Jong-hyuk aka MC Albert Hein June Park aka Korean Gyo-po Gasu Ryu Jong-mi aka Pianist Sauna Listen!
1 테니스 컨버세이션을 하듯 계속 주고받는 너와 나의 감정 감정들의 색이 꼴라쥬를 만들어가 추정할 수밖에 없는 네 감정의 몽타쥬 다 마신 찻잔 속을 한숨으로 채워넣고 둥근 손잡이를 라켓처럼 만지작거리며 주저하고 있지 어떤 서브를 넣어야 할지 어떤 말을 하나 파울 되면 어찌하나 두려움에 내 심장이 물감 튜브처럼 짜부러졌나봐 조심스레 정돈해둔 팔레트의 물감들이 혼란 속에 뒤섞이고 있네 섞인 색은 도시 밤하늘의 자줏빛과 같이 불안의 색조를 내며 일렁이고 있지 의식들은 깜박이는 가로등이라도 파도치는 감정 속에 등대가 되지. 2 붓을 지진 기록계처럼 감정들에 요동치게 할 순 없잖아 침착하게 감정들을 눌러 가다듬어 팔레트에 물감들을 정돈해나가듯이 붓으로 한자를 쓰듯 지긋하게 가랑비가 여름을 식히듯 정성스레, 노트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