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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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간

Second Orphanage Visit

jo_nghyuk 2009. 9. 26. 21:55

그림을 그리면서 나는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의 큰 메리트 하나는 아무 대화를 하지 않고도 서로의 얼굴을 샅샅이 뜯어볼 수 있으며 그것만으로도 그림을 그리고 나서는 서로 큰 친밀감과 인터랙트interact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눈은                                                                  슬펐다.

나는 내 안에 짐승같은 비린 울음을 메스껍게 삼키며 고아원을 나섰다. 내가 그렸던 아이들의 얼굴이 눈에 울렁울렁거렸다.
여동생같은 아이들.
어떻게 이 아이들을 버릴 수가 있을까?
할 수만 있다면 내 여동생을 삼고 싶은 Aliona알료나가 너무 안쓰러웠다. 나는 알료나를 위해 반시간이 넘게 portrait를 그려주었다. 4B에서 2B로, 1H에서 다시 F로. HB로. 두툼한 지우개와 단단하고 뾰족한 지우개를 정성스레 번갈아가면서 그녀의 얼굴의 궤적을 계속 추적하였다. You are so wonderfully fearfully made. 하나님께서 얼마나 너를 아름답고 정교하게 그리고 두려울 정도의 놀라운 탁월함으로 지으셨는지. 정말이지 너의 눈을 그릴때는 9H연필을 사정없이 날카롭게 세련해서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촘촘함과 섬세함을로 눈의 윤곽과 눈동자를 잡기 위해 고생했단다. (내가 유화를 그릴 수 있었다면!)
너의 물결치는 머리칼을 하나하나 스케치할 때는 정말 너의 identity는 orphan이 절대 아니라는 진리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 아름다운 아이에게 blondy hair 한 올 한 올을 정성스레 심으셨고 예쁘게 자라나게 하신거다. 알료나, 너는 예쁘다. 알료나.
너의 눈은 아름답다. 나는 그림을 그리며 몇번이고 여동생같은 내 동생 알료나에게 그녀의 아름다움을 되짚고 되새김시켜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완성된 portrait 옆에 우크라이나어로 나의 서명과 함께 "God counts your every hairs"라고 적어주었다. 문장에
단어 each를 한 번 더 넣었어야 했는데.
지금 내 옆에는 푸슈킨의 시집이 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질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들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Psalms 30:5b
Weeping may remain for a night
but rejoicing comes in the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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