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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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처럼 담대하고 양처럼 유순하기

jo_nghyuk 2009. 10. 27. 13:02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라는 말은 여호와께 주권을 인정하며 맡기고 결과를 순복하겠다는 삶의 자세이다.
이 한쪽 편의 신앙_ '내려놓음'에 치중한 나머지 지나치게 되면 쉬운 신앙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과에 대한 집착이 없어지는 것은 좋은데, 관심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오히려 회의론자 내지는 염세주의자가 되게 할 수도 있는 것은 아닐까. 나의 노력이 아닌 은혜로 하는 것에 있어서, 그것이 '전적인 은혜'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전적인 은혜라는 것이 전적인 포기, 아니, '전적인 널부러짐'은 아니지 않은가.
언젠가 아버지께서 "하나님의 은혜에 발 맞추어 가기 위한 '페달 돌리기'에 게을리 하지 말라"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모든 일을 이루어 가시는 것은 하나님이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포기하고 널부러져 있으면 절대로 역사하실 수 없으며 그렇게 일하시지도 않는 분이시라는 것이 그 말씀의 요지였다. 그러므로 '그리 아니하실지라도'라는 신앙에는 반드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행하되
그 결과에 대한 주권은 하나님에게 맡겨드린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과 계획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내려놓음의 신앙으므로. 
그리하여 기독교인, 아니 그리스도인이라면 그 자리에 안주하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것을 내려놓는 동시에 그는 그것을 주 앞에 아뢸 줄도 알아야 한다. 주께서 步行禁止라고 말씀하시는 그 최후의 일보一步까지 분투하며 소망을 붙들고 radical하게 나아가는 야성도 가져야 한다. 나는 그 야성을 지니고 있는가? 라고 자문하게 된다. 널부러진 룸펜 신앙인인가, 소고집부리는 맘몬 신앙인인가. 이 양극단의 덫에 걸리지 않으면서 좁은 길로 나아가는 것. 그쪽이 예수가 움직이셨던 궤적이 아닐까.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를 쉬게 하는 동시에 쉽지 않다는 것을 경고하는 말이다.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령한 그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                                   _ 여호수아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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