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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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겨울에 대한 후각

jo_nghyuk 2010. 11. 2. 18:16
여름이 오는 기미를 당신은 미리 오는 흙내음으로부터 알아차리겠지만 반대로 겨울은 지나고 나서야 맡을 수 있는 냄새들이 있다 냉냉한 귤을 까먹는 손톱 속에 귤냄새가 배었던 것과 건물 어귀를 도는 시린 바람 속에 풀빵 냄새가 숨어 있었다는 것은 이듬해 봄이 되어서야 추억을 통해 맡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인간이란 그제서야 알게 되는 것이다 겨울의 시간들은 해동되어지고 난 뒤에야 해독되어진다는 것을
진주조개는 자신이 한껏 움츠렸던 아픔의 첨예함 만큼 놀라운 것이 자기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죽기 전까지 이해하지 못한다 누구도 스스로 시인이 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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