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4월 8일 아침기도회 복기 본문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4월 8일 아침기도회 복기

jo_nghyuk 2019. 4. 8. 18:21

나는 하나님이 참 좋다. 내가 각을 떠서 드리면, 그분은 새 것으로 바꾸어서 내게 주신다. 사실 내 삶은 이런 진자운동의 반복이다. 기도로 정신을 차리고, 다시 현상들에 부딪혀 피범벅이 되고, 연약함 중에 '나는 물안개와 같습니다. 나를 붙드소서'라고 기도한다. 음, 신앙이 (얼핏 보기에) 컨디션이 좋을 때는 차가 잘 나가는데, 정말 엉망이 될 때가 있다. 그때야말로 내가 가장 형식적으로 되거나 두 손 놓고 퍼지는 시간이다. '주께서 원하시는 것은 상한 심령이다' 이 문장을 진실된 사랑으로 읽다가도, 그런 일방적인 사랑을 이용하는 내가 정말 싫어졌었다. 당신은 나를 진실되게 사랑하는데, 나는 받고만 앉아서 크게 사랑하는 것을 그만둔다니.

바울은 '나는 매일 죽노라'라고 고백한다. 나에게는 사실 편지의 이 문장이 '꽥'으로 들린다. 오늘 아침 기도도 언젠가 심령이 가난해졌던 날들처럼 나는 '꽥' 소리로 기도했다. 바르트는 성령을 인간이 경험하는 하나님의 '주관적 현실성'이라고 표현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객관적 현실성이라면, 성령은 우리가 '나로서 출발하는 지점'을 공유하시고 함께 신음하신다. 오늘 성령은 나와 함께 함께 '꽥' 소리지르시지 않으셨을까.

나는 하나님이 참 좋다. 내가 전심으로 나아가면, 피투성이가 된 나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새롭게 해주신다. 중요한 것은 연약하다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슬램덩크에 나오는 안선생님의 명대사도 그와 같지 않던가. '포기하는 순간 시합은 종료입니다'

저번 수기에 내가 강하니 어쩌니 했지만, 늘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연약한 내 질그릇이 그분에게 덮일때 강하다는 것이지, 내가 강하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나만큼 약한 자가 어디 있는가 싶다. 남들보다 더 잘 넘어지고, 더 많이 실수하고, 실패투성이의 인간. 이번주 찬양인도의 실패는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 힘으로 하려던' 것에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적당히 타협하는 마음'과 '내 힘으로 발악을 하는 마음'은 일맥상통한다. 정직한 사람은 상한 심령을 가지고 나아가되, 수로보니게 여인처럼 또는 혈루병 앓는 여인처럼 혹은 세리와 창녀처럼 포기하지 않는다. 죄가 깊은 곳에 은혜가 넘친다는 것을 믿는 믿음이 포기하지 않게 한다. 나의 의가 나를 이끌고 가지 않는다. 그건 나의 죄도 마찬가지이다. 성령만이 연약한 나를 감싸고 아름다운 것으로 채워진다.

찬양인도의 임재가 가장 무거울 때는 그러한 순간이었다. (가장 먼저) 중심을 다해서 드린 다음에, 힘을 빼는 것이다. 중심을 다하지 않으면, 힘을 빼는 시간도 찾아올수 없다. 저번 수기에서 기록했듯이, 중심을 다하는 것은 나로서는, 정말 사기치지 않고 0.1도 안빼고 다 각을 뜨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다 죽은 것에 불이 임하듯, 생명의 영이 임하는 것을 기다릴 뿐이다. 안 임하면? 그래도 어쩔수 없다. 나는 하나님이 아니다. 그래나 가인의 제사를 드릴지 아벨의 제사를 드릴지는 최소한 결정할 수 있지 않던가. 성경의 많은 이야기는 '미래적' 이야기다. 무슨 말이냐면, 이미 벌어진 과거의 이야기들임에도, 그들은 이야기의 종결을 가지고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그래서 '이런 실수는 굳이 안해도 돼. 이렇게 할 때 이런 일이 일어나'하고 미래의 확실한 무엇이 불분명한 현재에게 말을 거는 것이 신자가 성경을 만나는 계시의 순간이다.

나는 아침에 묵상을 하면서, 부디 긍휼Erbarmen Christi이 임하기를 구할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달았다. 보혈을 지나지 않으면, 십자가의 은혜 없이는, 내 의로 한발짝도 나갈수 없다. 나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 길이 아니기에 일보도 전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긍휼이 임하면, 연약한 중에 무거운 임재가 나를 이끌고 간다.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나를 데리고 간다. 성령은 '나를 데리고 가는' 엄청난 '주관적 현실성'이다. 세상에, 제가 또 당신을 작게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온 땅을 두루 보사

주를 전심으로 찾고 찾는 자에게

크신 능력을 베풀어주사

크고 비밀한 일 보여주시네

성령님이 일으키시는

그 파도에 순종하여 나의 몸 함께 실어서

이 세대를 향하여 전진하게 하소서

성령의 파도 성령님의 능력

온 땅 가득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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