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2월 25일 새벽기도회 설교, 누가복음 23:56- 본문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2월 25일 새벽기도회 설교, 누가복음 23:56-

jo_nghyuk 2022. 3. 2. 15:28
2월 25일 새벽기도회 설교
찬송 552장 통 358
- 아침 해가 돋을 때
말씀 누가복음 23:56-
-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성경에 나오는 제육시는 정오의 시간, 12시입니다. 가장 해가 빛나야 할 시간에, 12시부터 3시까지 해가 빛을 잃고 온 땅에 어둠이 임했다고 누가는 기록합니다. 얼핏보면 개기일식이 일어난 것 같지만 사실 과학적으로 개기일식이 일어날 수 없는 시기라고 학자들은 말합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가 보름달이 뜨는 유월절과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보름달이 뜨면 일식이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하늘이 어두워진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예수의 죽음과 관련을 가지는 초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또 기이한 일이 일어나는 성소의 휘장이 한 가운데가 찢어지는 사건입니다. 이는 예수께서 자신의 죽음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성소에 나아가는 길을 여셨다는 성경의 구절을 상기하게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외치십니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시편 31편에도 등장하는 이 기도는 유대인들의 저녁 기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루를 마친 후에 유대인들은 이 기도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였을 것입니다. 이 기도는 마침의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생의 모든 순간을 말씀을 가지고 사셨습니다. 마귀를 물리칠 때도 말씀으로 물리치시고, 늘 말씀을 자신의 입에 두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스스로 내신 것이 아니라, 늘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 이미 하신 말씀을 가르치시고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마지막으로 돌아가실 때에도 자신의 입에 말씀을 두셨습니다. 이에 상반되는 자세를 저는 고난을 당한 욥의 아내의 말에서 떠올립니다. 심한 고난을 받는 욥에게 아내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이왕 죽는 마당에 하나님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불신앙의 언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스데반이 순교하기 직전 그의 기도가 이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의 마지막 기도와 같았음을 떠올립니다. 스데반은 고난 속에서도, 죽음을 겪는 그 순간에도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의 손에 맡겨 드림으로 평온하게 인생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들을 마무리할 때에 어떻게 기도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손을 떠난 일을 하나님의 손에 맡겨드리는 고백과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까? 아니면 여전히 나의 손에 붙들고 놓지 못하고 있습니까? 
 
오늘의 성경구절은 56절에 보이듯, 계명을 따라 안식일에 쉬더라는 구절로 끝납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일을 다 마치신 후에,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죽임을 당하셨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사명을 성취하신 것이었고, 예수께서는 그 이후를 하나님께 맡기십니다. 이제는 사람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하실 차례이며,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고 쉬어야 할 차례인 것입니다.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님의 시체를 세마포로 싸고 무덤에 넣어두었고, 여인들은 향품과 향유를 준비합니다. 모든 일이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안식일이 찾아옵니다. 
이러한 성경의 구조는 죽음을 당하신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이후에 이제 그 다음의 문제는 완전히 인간의 손을 떠난 영역임을 암시합니다. 안식일은 쉼의 의미가 있지만, 그 쉼은 인간의 손을 완전히 떠나고, 하나님의 손에 철저히 맡겨져서, 그 어떤 인간의 일도 의미가 없어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하나님의 영역인 것입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바로 부활 사건입니다. 
 
우리의 자아가 죽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우리의 자아가 죽고 나면 그 뒤에는 안식이 오고 평화가 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이제부터 그 일을 시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일들을 하나님의 손에 맡기고 있습니까? 나의 시간은 하나님에게 맞추어져서 움직이고 있습니까? 아니면 세상의 바쁜 리듬에 맞추어져서 여전히 쉼이 없이 더 많은 것을 찾아 헤매이고 분주하며 안식이 없습니까?
하나님의 손에 완전히 맡기고, 나는 죽을 때에, 하나님은 안식을 주시고, 하나님의 부활의 일을 시작합니다. 어둠이 찾아온 뒤에, 죽음이 임한 뒤에, 빛이 오고, 부활이 찾아옵니다.
유대인들이 하루를 마치고 저녁기도로 “내 영혼을 당신 손에 부탁하나이다”라는 기도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잠에 드는 것은 모든 일을 마치고 쉬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죽은 자들을 잠자는 것으로 비유하셨습니다. 고된 일과에서 풀려나 그가 주의 품에서 쉬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 영혼을 당신의 손에 부탁하나이다라고 기도하는 것은 그래서 나의 삶의 나의 것이 아니며, 나의 가능성이 끝나버리는 이 지점에서, 내가 무력해지고 힘이 없는 이 지점에서, 온전히 당신만이 나를 주관하심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행위입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십자가에서 풀려나려는 기도가 아닙니다. 철저히 십자가에서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위해 나를 맡기는 기도입니다. 그 다음 일은 나의 소관이 아니며, 오직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대로 하시도록 다 내어드리는 기도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 기도를 우리의 인생이 끝날 때만이 아니라, 우리의 가능성을 다 시험해보고 나서 지쳐서가 아니라, 하루를 시작할 때에,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드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내 영혼을 당신 손에 부탁하나이다” 그 삶에 하나님의 안식이 바로 찾아오지 않을까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하기 시작할 때 우리의 삶의 리듬은 안식일에서 출발하는 은혜의 리듬이 될 것입니다. 오늘을 그렇게 기도하며 주님과 함께 시작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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