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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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쥬 껍질 씹기

몬티블란씨 백작

jo_nghyuk 2009. 5. 24. 01:36


예전에 시계방에 시계를 고치러 간 일이 있다. 부모님이 중국에서 MONTBLANC 짝퉁 시계를 2만원을 주고 사오셨는데 역시나 몇 달되지 않아 고장나 버렸던 것이다. 연로하신 시계방 아저씨는 몽블랑의 기표를 이게, 무어야. _티 블란_씨 라고 자의적으로 발음하셨다. 자신이 알고 있는 외부의 것들을 배제하는 기표해독. 어쩌면 나도 좁은 세계 안에서 외부의 기표들을 해독하려는 노력도 안한체 스스로 갇혀 있는 사람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지하면 편협하다.

글로벌을 모르는 이에게 물 밖은 텅 빈 외계이며 나라의 언어는 기의가 없는 기표가 될 것이다.

그에게는 자신의 좁은 궤도만이 있을 뿐이며 외부의 모든 궤적과 궤도들은 그에게 이물감을 들게 할 뿐이다. 놀랍다. 이런 이에게는 안드로메다 은하도 우리의 은하가 우주에서 차지하는 방 안에 들어오려 하는 먼지뭉치일 뿐인 것이다. 계속 신경쓰이는 것이라면 차라리 배제하고 신경쓰지 말자. 라는 것이 사람의 방어본능이다. 그는 자신의 방의 모든 거치적거리는 먼지들을 평생 치우며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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