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감각 (1)
저녁의 꼴라쥬
안 외롭고 안 높고 안 쓸쓸한
아이폰을 산 이후 2년 여가 넘게 겪는 다소 우스꽝스런 증후군이 둘 있다. 하나는 실제로 있지 않은 진동을 바지 속에서 느끼는 것과 다른 하나는 문자가 오지 않았는데 액정이 켜진 것처럼 느껴져서 액정을 쳐다보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집중되어 일어나지 않고 파편화된 멀티-태스킹의 분화된 감각으로서 우리의 의식을 분열시킨다. 어쩌면 이 분화된 집중의 에너지가 약한 탓에 착란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겠다. 반면에 지하철의 사람들은 그 작은 스마트폰 안에 몸 전체가 들어갈 듯한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는데 이는 집중보다는 권태를 흠뻑 머금은 피로에서 도망치는 현대인의 유일한 수단이 되곤 한다. 나는 오늘 비슷한 경험을 했다. 책상 위에 놓아둔 액정에서 알림이 뜨는 것 같아 핸드폰을 확인해보았다. ..
오랑쥬 껍질 씹기
2012. 10. 12.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