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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오늘은 도서관에서 연구를 하다가 Mensa am Park에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지긋이 혼자 거니는데 해가 구름에서 나올때 나도 모르게 '아아'하며 무심코 소리가 나온다. 나무에서 움이 트고 순이 나는 것을 보았고, 공원 길을 따라서 산책하듯 멘자로 향했다. 파스타를 시키고, 샐러드로 올리브, 파프리카, 토마토, 피넛, 참치등을 담아왔는데 3유로가 조금 넘는 가격이 나왔다. 담백한 기분이 들었달까, 무튼 차분히 식사를 마치고 다시 공원 길을 따라 내려와 흐르는 강을 멍하니 바라보고 지근거리에 있는 도서관의 카페테리아에 고양이처럼 숨어들어가 온화한 할머니에게 커피 한 잔을 받아 홀짝거리며 창 밖을 보니 햇살 아래서 연인이 포옹을 하고 있다. 잘 조성된 공원 안을 거닐때면 나는 최초의 행복감을 느꼈던 ..
현대인, 특별히 도시인에게 사유가 결핍된 원인은 사유할 공간이 없어서이다. 자연의 부재이기도 하고, 비언어적인 감각을 배양할 장소의 부재이기도 하며, 세계 안의 오솔길을 단독자로서 경험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자기만의 방은 있을지 몰라도, 자기만의 넓은 장소는 없다. 모든 공원과 숲은 사람들로 우글거린다. 너에겐 자연의 움직임보다 온갖 기계들의, 기계적인 지나친 움직임들이 부딪히는 그곳이 공간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그러나 그곳은 공간이라 할 수 없다. 그곳에서 너는 모든 타자들을 기계적인 비존재로 인식한다. 이방인은 너에게 생명으로 느껴지지 않고 적대적이거나, 무관심한, '세계 밖' 존재로 여겨진다. 너는 타자들을 그곳으로 몰아낸다. 너조차도 철저히 생명의 리듬이 아니라 기계의 리듬에 프로그램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