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정지용 (1)
저녁의 꼴라쥬
오랑쥬 껍질 씹는 나그네 독자의 시름
4월 17일 지하철 택배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바로 편하게 지하철을 그대로 타고 길음역으로 오는 방법을 나는 선택했는데, (사실 나는 길음역을 통해 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아무리 빠른 걸음으로 축지법을 써도 13.5분 정도가 걸리는 지하철역과 교회의 애매한 거리 때문이었다. 마을버스 두어 정거장은 거뜬히 먹어치울 거리.) 이 날은 이렇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역에서 교회로 오려면 현대 아파트 단지를 반드시 돌파해서 와야 하는데, 아파트 단지를 꽃들이 화관처럼 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당시 보행과 독서를 동시에 하고 있었는데, 잠시 베르테르의 서신에서 눈을 떼어 꽃들 위에 어스름이 슬그머니 내려앉고 있는 현장을 포착하게 되었다. 아직은 책을 읽기에는 충분한 자연광이지 않은가, ..
오랑쥬 껍질 씹기
2009. 4. 19.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