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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소유자와 무소유자의 정초와 항해
1여행의 기술에서 암스테르담을 언급하며 알랭 드 보통은 a 뒤에 a가 연이어 붙는 aa 의 이국성에 대해 호기심어린 어조로 이야기한다. 영어 교육을 받아온 한국인으로서 나에게는 독일어의 ei의 발음이 그러한 느낌을 주는데, ‘에이’라고 발음해야 할 것 같은데 ‘아이’라고 발음하는 순간, 음절들이 케미스트리를 이루는 일반적인 방향에 역회전이 걸린듯한 새로운 감각으로서의 쾌감이 들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네덜란드에서는 i 다음에 j가 오게 될때 기묘하게 미끄러지며 ‘얘이’와 ‘예이’ 혹은 희뿌연 ‘야이’의 그물망 사이의 어딘가에 그 발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나에게는 그 발음이 이렇게 복잡다단한 모호성의 긴장의 역학으로 다가오지만, 정작 네덜란드 사람들은 그냥 ij로서의 명료한 지점을 믿고 ..
오랑쥬 껍질 씹기
2014. 2. 11. 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