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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공연장에서 오랫동안 계속되던 박수를 내가 멈출 때 다른 사람들도 멈추는 시점에서 문득 생경한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나에게 공통감각이란 게 생겨난 것일까. 어릴적의 나는 분명히 공통감각과는 거리가 먼 예민함과 엉뚱함과 불안함이 뒤섞인 사람이었다. 수채화의 물통처럼 검고 혼돈한. 그때의 나는 언제 박수를 쳐야하고 언제 마쳐야 하는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고 무엇이 적당한 것이며 무엇이 넘치는 것이며 무엇이 부족한 것인지 모르는 아이였단 말이다. 언제부터였을까. 언제부터 자유와 절제 사이에서, 어리석음과 지혜로움 사이에서, 엉뚱함과 진중함 사이에서 나의 길이 형성된 걸까. 내 삶이 리셋이 되었을 때, 나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어린아이가 넘치는 감성을 가지면서도 언어를 훈련하..
오랑쥬 껍질 씹기
2019. 3. 8.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