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The folly of desire (2)
저녁의 꼴라쥬
오늘의 나는 누구입니까? 어제 나는 당신과 골리앗을 무너뜨렸습니다. 단단하게 무장된 마음으로 당신 앞에 나아갈 때, 왜 당신은 나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울음을 꺼내놓는 것입니깍? 내 안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울음이 있길래, 나조차도 마개로 봉해놓은 그 깊고 깊은 굴의 여로를, 당신은 왜 오늘도 여전히 탐색하길 원하십니까? 내 안에 한번에 들어오셔서 헤집지도 않으시고, 나의 굴 밖에서 그다지도 다소곳하게, 묵묵히 서계신 것입니까? 주여, 그 주님 앞에서 오늘도 나는 나의 무장된 것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당신 앞에는 내 맨 얼굴을 가지고 가야 합니다. 당신은 말의 힘이 억센 것이나, 용사의 창을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요, 당신은 눈물과 콧물로 바닥을 투명하게 칠하는 나의 투명한 영혼..
공연장에서 오랫동안 계속되던 박수를 내가 멈출 때 다른 사람들도 멈추는 시점에서 문득 생경한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나에게 공통감각이란 게 생겨난 것일까. 어릴적의 나는 분명히 공통감각과는 거리가 먼 예민함과 엉뚱함과 불안함이 뒤섞인 사람이었다. 수채화의 물통처럼 검고 혼돈한. 그때의 나는 언제 박수를 쳐야하고 언제 마쳐야 하는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고 무엇이 적당한 것이며 무엇이 넘치는 것이며 무엇이 부족한 것인지 모르는 아이였단 말이다. 언제부터였을까. 언제부터 자유와 절제 사이에서, 어리석음과 지혜로움 사이에서, 엉뚱함과 진중함 사이에서 나의 길이 형성된 걸까. 내 삶이 리셋이 되었을 때, 나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어린아이가 넘치는 감성을 가지면서도 언어를 훈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