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저녁의 출생 본문
불꺼진 방
나는 아직 눈을 뜨고 있다
전파를 찾는 티비처럼
웅성거리는 수억의
빛의 파편들
유년기에 어머니가 방의 불을 끄면
묻곤 했다 이게 뭐죠 아직도 내 눈에 뭐가 보이는걸요
하얗고 작은 것들이 천정에서 우글우글거려요
주파수가 어슴푸레 잡힌 라디오처럼 어머니는
잠결에 말했다 얘야 그건 네 생일이란다
내 생일이요?
내가 태어나던 날 빛과 어둠이 씨름하던가요
오래된 전축처럼
흐릿함 중에 선명한게 나오던가요
뽀송해지는 봄 가지들처럼
그렇게 눈물겹게 반갑던가요
나라는 것이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