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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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저녁의 출생

jo_nghyuk 2019. 4. 4. 19:42

불꺼진 방

나는 아직 눈을 뜨고 있다

전파를 찾는 티비처럼

웅성거리는 수억의

빛의 파편들

 

유년기에 어머니가 방의 불을 끄면

묻곤 했다 이게 뭐죠 아직도 내 눈에 뭐가 보이는걸요

하얗고 작은 것들이 천정에서 우글우글거려요

주파수가 어슴푸레 잡힌 라디오처럼 어머니는

잠결에 말했다 얘야 그건 네 생일이란다

 

내 생일이요? 

내가 태어나던 날 빛과 어둠이 씨름하던가요

오래된 전축처럼

흐릿함 중에 선명한게 나오던가요

 

뽀송해지는 봄 가지들처럼

그렇게 눈물겹게 반갑던가요

나라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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