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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삿포로에는 자작나무 숲이 있습니까
바이마르의 지인이 늘 함께 마시던 카페에서 원두를 선물로 사왔다. 새벽기도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커피를 내렸다. 늘 함께 마시던 원두 중 하나인 과테말라였다. 책을 읽다가 잠시 잔에 손을 뻗어 커피를 마셨다. 그 순간 그 친구도, 바이마르 도서관도, 집 앞 아이스펠트 광장도, 헤르더 교회도, 괴테가 설계한 공원도 그 잔에서 시작됨을 느꼈다. 마들렌에서 시작되는 기억의 빅뱅처럼, 어딘가에 움추리고 숨어있던 기억들이 커피 향의 감각과 함께 일제히 기지개를 켰다. 아담 자프란스키는 하이데거의 세계화란 이와 같다고 묘사했다. 하이데거가 강의하던 교탁은 갈색의 딱딱하고 직선적인 어떤 물체가 아니다. 그 교탁은 쓰임새가 있는 교탁이며, 사람이 뒤에 서서 강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탁이다. 내가 마신 커피는 과테..
오랑쥬 껍질 씹기
2024. 7. 10.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