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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어제 밤에 돌아오는 길에 중고서점에서 히라이켄의 중고음반을 두장 구매했다. 라는 타이틀의 음반이었는데 리스트의 마지막에 라는 곡이 있었다. 동요 곡이라 귀에 익은 멜로디를 팔세토 창법으로 부르니 사뭇 곡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할아버지만큼이나 오래된 100년 된 시계. 이제는 하늘에 올라간 할아버지. 그리고 이 시계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는 노랫말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서 피안의 세계에 대해 새롭게 눈이 열리게 되는 듯 하다. 단지 이 땅의 일이 전부가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 우리는 그것을 생명의 탄생, 그리고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직관적으로, 그리고 '원본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본질직관은 어느정도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
한동안 시고 소설이고 다 쓰기 싫을 때가 있었다. 아니면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재밌는 것이, 우리는 자신감이란 자기 안에서 무언가를 응집시키고 응고시켜서 이루어내야 하는 어떤 것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잘 해내지 못한다. 주변에는 천재성이라고 할 만한 재능을 가진 이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생각보다 자신감이 매우 부족한 것은 아닌가, 라고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신에게서 오는 것인가, 나에게서 오는 것인가 아니면 타자에게서 부여받는 것인가. 아담 자가예프스키는 타자만이 우리를 구원한다고 노래했다. 나는 신과 자아와 타자의 역할을 분리하고 싶지 않다. 이 삼각형은 어떤 고리의 순환을 이루냐면, 내가 타자를 도울때 타자는 힘을 부여받고, 역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