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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철학의 길
나는 대학이란 숲을 반드시 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따금씩 책을 한권 들고 나무의 겨드랑이로 숨어들 때가 있다. 벤치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나의 학교 뒷편에는 사색하며 배회할 만한 산책로가 있다.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다가 문득 창 너머로 이 산책로를 바라보는 때가 많다. 그때마다 하이델베르크의 철학의 길을 품고 있었던 산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철학의 길"은 교토와 하이델베르크 두 군데에 있다. 교토의 철학의 길은 평지인 반면에 하이델베르크의 철학의 길은 거의 능선에 가깝다.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점까지의 언덕길이 원래의 철학의 길이고, 일본의 것은 나중에 독일의 것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라 한다. 나는 하이델베르크의 철학의 길을 등산하듯 올랐던 기억이 있다. 돌아..
오랑쥬 껍질 씹기
2012. 9. 17. 2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