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태풍과 함께 했던 미친 여정의 복기 본문
나의 미친 여행의 시작은 조각구름 하나에서 시작된다. 기도 중에 기억의 서랍에서 하나님은 하코다테를 꺼내어 보여주셨다. 주일저녁 설교의 메시지의 핵심은 '상자' 안에 갇히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는 난카이 트로프 위험이야기가 나올수록 가족이 걱정되었다. 홋카이도 여행을 제주도 여행으로 변경했다. 가족여행 뒤에는 혼자 사흘간 교토에 가려 했다. 비행기 티켓을 구입해놓고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이전에 하코다테에서 만났으나 지금은 동경 부근에 계셔야할 목사님이 다시 하코다테에 계심을 발견했다. 나는 20년도 더 된 목사님의 메일 주소로 간단한 편지를 썼다. 다음날 바로 회신이 왔다. 나는 교토에서 하코다테까지 신칸센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나는 8월 23일에 나의 여정을 이렇게 계획했다. "교토에 도착하면 난젠지에 가서 수로각 밑에 앉아 있다가 점심을 먹고 신칸센을 탈 것이다. 도쿄에 도착하면 호쿠사이의 파도가 그려진 판화 한 점을 보고 강가를 걷다 숙소로 돌아올 것이다. 카페 한군데면 충분하다. 다음날에는 조식을 먹고 신칸센을 타고 하코다테에 내릴 것이다. 모토마치에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치토세 공항을 통해 귀국할 것이다."
나는 거의 완벽하게 계획대로 움직였다. 어떻게 이다지도 계획한대로 움직였을까? 비오는 난젠지의 수로각 밑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리고 에키벤을 교토 역에서 사서 도카이선을 타고 도쿄로 향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잠시 기차가 멈추었지만 운행을 금방 재개했다. 그날 저녁 내가 타고 온 도카이선은 운행정지가 되었다. 기차를 타고 가는 내 뒤에는 늘 태풍이 있었기 때문에 나의 여정은 타임어택에 가까웠고 때로는 급하고 강하게 때로는 느긋하게 그리고 많은 경우에는 혼돈스럽게 시간과 돈을 사용하며 여행을 지속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