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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오늘은 출근길에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그래서 오늘은 자전거를 집에 매어두고 왔다. 비오는 날 진돌이를 집에 매어두고 나갔다 오면, 누런 털 냄새가 그렇게 진동하곤 했다. (냄새가 진동한다는 표현은 참 문학적이다. 냄새는 특유의 파장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허리가 아팠다. 누워서 책을 읽곤 하는 나쁜 습관 때문인 것 같다. 어제는 누워서 오르한 파묵의 과 새물결플러스에서 나온의 홈스 롤스턴3세의 '비움과 자연' 부분을 읽었다. 앉아서는 키에르케고르와 레비나스, 성경을 읽었고, 를 마침내 다 읽었다. 키에르케고르는 무구함이 불안을 만나게 되면서 자유를 체험하게 된다고 말했고, 에서의 홈스 롤스턴은 '자발성'이라는 것, '자유'라는 것이 도덕과 연계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도덕을 가..
시를 쓴다는 것은 스시 장인이 된다는 것과 같습니다. 무엇 하나 대강 하는 것이 없이, 적절한 미니멀리즘minimalism을 향한 배열이 소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돌멩이 하나의 위치도 정성스레, 바위가 땅에 박혀 있는 깊이의 정도에 대해서도 치밀하게 고민해보고, 다시 위치를 바꾸어보기도 합니다. 물줄기는 어디에 있어야 가장 쾌적한지, 어느 종류의 나무를 심을지, 그늘과 햇빛은 어느 정도의 비율을 이루어야 할지를 조정moderate해간다는 점에서 정원을 만드는 일에 비유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만의 날 것의 언어를 상대방이 먹음직한 크기로 신선하고 창의적으로 보암직도 하게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의 영양적이고 미감을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스시를 만드는 장인의 자세와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