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방문을 닫고 나면 정말 혼자인 듯하다. 그리고 더욱 내면화되어지기 쉽다. 외부의 문이 닫히고 비로소 나의 내부에 시선을 돌렸기 때문이다. 릴케였던가. 눈은 외부의 창이다. 그래서 눈을 감으면 내부의 창이열리게 되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된다고. 이곳 암스테르담에서 나는 버지니아 울프가 모든 여성 작가에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남성 작가는 당시 모두 가지고 있었던) "자기만의 방" 을 소유하게 되었다. 정확히 묵상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조용히 창 밖을 보며 음악을 듣거나, 글을 쓰거나 창문 틀에 앉아 기타를 치기에 적당한 크기의 방이다. 네덜란드 집의 창문은 매우 넓다. 창문을 열면 내가 집 안에 있다기 보다는 외부로부터 단지 창 하나를 두고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그래서 들게 된다. 외부로부터 단절감..
오랑쥬 껍질 씹기
2009. 7. 13. 0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