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꼴라쥬
우주 쓰레기
나는, 말하자면, 며칠전 내 모든 데이터(블로그 상과 워드의, 휴대폰의 데이터)를 삭제해버렸다. 몇달째 데이터 상으로 식물인간처럼 잎을 피지도, 말을 하지도 않는 글들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 내게 그 글들이 너무나 추잡하고 오염돼 보이는 것이었다.이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가. 스스로 창작해놓은 것들이 모두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을 문득 알아버리는. 말하자면 낙옆 직전에 추잡하게 붙들린 잎새같이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처럼) 계륵같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때가 있다. 바지주머니에 시적 영감을 적어놓은 쪽지를 정성스레 접어 넣어두었다가 한참동안 그것을 꺼내어 쓰는 것을 잊어버렸으며 결국엔 세탁기 속에서 발견하게 되어버리는 그런 때 말이다. 잘라야 한다. 시들은 것들을, 새 것을 위해서. 집착을 버리고 새..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2009. 1. 8.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