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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9월 11일의 수기, distentio
나는 깨지기 쉬운 그릇이다. 그게 금식 중의 나의 고백이다. 사실 금식에의 단행은 사소한 개연성의 틈으로 들어온 우발적 사건에 가까웠다. 지인이 하기로 했(다고 오해했)던 릴레이 금식이 구멍이 나 버려서 그 커다란 공허를 자기가 (뭔데) 채워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건지 또는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지금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이 영적 씨름하는 것을 고스란히 함께 체험할 때가 종종 있다. 예배를 인도하기 전이나 공동의 예배에 진입해야 할 때는 몸살을 앓듯이 무거운 무력감을 느끼곤 한다. 부단히 씨름하는 것은 그래서 그저 존재하기 위한 발버둥 같은 것이다. 그리고는 조각 조각 부숴져 시간을 하염없이 땅에 게워내며 연명할 때도 많다. 쉼 같은 것도 사실 잘 모르고 어떻게 넘어지지 않고 달려야 하는지도 ..
오랑쥬 껍질 씹기
2019. 9. 11. 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