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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9월 20일의 수기, ( )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삶은 참 외롭고 슬프다. 다른 이들을 위해 중보기도하는데 '먼저 네가 가면을 벗어야지' 하고 말하신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단순하게 대답한다. 그러나 재차 물어보신다. '정말 그러기를 원하니?' 질문의 내용과 상관없이 물음의 중첩은 나를 베드로처럼 주춤하게 만든다. 그 뒤에는 통상적 이해를 넘어서는 무거운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면은 꾸미고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가면을 벗는 것은 페르소나를 벗는 것이다. 단단하고 견고한 동일성의 자아가 철저히 무너지는 경험을 하는 것. 더 이상 어떤 위상도 점유할 수 없으며 무력하게 무대에서 내려와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가야 함을 의미한다. 가면은 빛을 반사하는 얼굴 있음의 상태이다. 그러나 가면을 벗는다는 것은 본연의..
오랑쥬 껍질 씹기
2019. 9. 21. 0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