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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7월 11일 수기, 천천히 per favore
나폴리에서 로마로 향하는 기차에서 라디오헤드 라이브 부틀렉을 오랫만에 꺼내 듣는다.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차분한 곡들 위주로 듣는 스스로를 본다. 지나치게 울적하거나, 지나치게 광적이어서는 곤란하다. 메트로놈이 좌로나 우로나 요동치는 것이 피곤하기 때문이다. 점점 부드럽게 곡선을 그어주는 리듬이 좋아진다. 나와 라디오헤드의 인연은 대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우울감에 허우적대는 룸펜이었고 레코드샵에서 처음 산 라디오헤드 카세트테이프가 ok computer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exit music이나 no surprises 같은 곡들이 좋았다. 슬퍼함을 끝까지 몰아갈 수 있는 맹목적인 그 어떠함에 천착하던 세대였고 다음으로 나는 스탠리 던우드가 디자인한 붉은 커버의 amnesiac 테이프를..
오랑쥬 껍질 씹기
2019. 7. 15.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