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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7월 31일의 수기, 거인을 굴리는 정열
비로소 논문의 본론을 개시했다. 역사적이다. 게슴츠레 책을 읽으며 귀퉁이를 빼곡히 채우는 것은 쉬웠다. 본론의 첫 문장을 쓰는 것이 거인을 굴려야 하는 것처럼 무겁게 다가왔고 그것을 피해 책 겨드랑이 속에서 너무 우래 웅크리고 있었던 듯 하다. 불안하면 자꾸 소품들은 늘려가지만 큰 가구의 조립은 뒤로 미루는 것과 같다. 단상들은 빼곡한데 그것들을 굴릴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근래 여러 일들을 처리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사이 스스로의 리듬이 망가진 것을 알고 있었다. 내부가 단단치 않고 흘러가는 대로 떠밀려서 사는 모양새였다. 나를 바꾼 것은 다름아닌 한 미니멀리스트 경영자의 책이었다. 그의 일화에 나온 한 노승은 가득 채워진 잔에 계속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것은 비우지 못한 잔에 어떤 것도 채울 수..
오랑쥬 껍질 씹기
2019. 7. 31. 2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