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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꼴라쥬
학회가 끝나고 난 후에 나는 이것이 이루어야 했던 어떤 목표 같은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에는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이 0에서 1로 나아가는 듯한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세계 안에 들어서게 되면, 1은 2가 되어야 하고 2는 3이 되어야 함을 배우게 된다. 태아였을 때에는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일생일대의 목표 같이 여겨지지만 태어나고 나면 자신이 자라나야 하는 아기임을 깨닫게 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주어지는 기회들과 더 큰 장으로 나아가기 전에, 내 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를 점검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전장에 나가는 것이 용맹한 것이 아니라, 내가 전장에 나아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나는 무엇에 능하며 무엇이 취약한지를 자기 객관화가 주는 지..
2022년 6월 28일 화 저녁기도회 찬송: 268장 (통 202) 죄에서 자유를 얻게 함은 말씀 : 로마서 7장 무거운 브레이크를 풀고 1 형제들아 내가 법 아는 자들에게 말하노니 너희는 그 법이 사람이 살 동안만 그를 주관하는 줄 알지 못하느냐 2 남편 있는 여인이 그 남편 생전에는 법으로 그에게 매인 바 되나 만일 그 남편이 죽으면 남편의 법에서 벗어나느니라 3 그러므로 만일 그 남편 생전에 다른 남자에게 가면 음녀라 그러나 만일 남편이 죽으면 그 법에서 자유롭게 되나니 다른 남자에게 갈지라도 음녀가 되지 아니하느니라 4 그러므로 내 형제들아 너희도 그리스도의 몸으로 말미암아 율법에 대하여 죽임을 당하였으니 이는 다른 이 곧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이에게 가서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열매를 맺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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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공기는 무겁고 부드러운 벨벳 같았다. 빼곡하게 노천 카페에 앉은 사람들, 신호등을 무시하는 사람들, 뜨겁게 타오르는 도시의 건물들. 나의 숙소는 Saint Jean-Eudes라 하는 카톨릭 수도원이었다. 방은 작았고 화장실은 복도 끝에 있었으며, 창문을 열면 길 건너편으로 육중하게 솟아오른 Sante 감옥의 담벼락이 보인다. 담벼락 위로 사람들이 소리치는 소리가 이따금씩 들려왔다. 수도원과 감옥과 교회와 신학부 건물은 서로 이웃하고 있었다. 나는 장염에 걸렸고 죽을 먹고 쌀밥을 먹으며 그저 낫기를 기다렸다. 상당부분을 부재한 어떤 것을 기다리는 시간으로 보냈다. 루프트한자는 아기의 유모차를 비행기에 싣지 않았고 우리는 아이와 함께 감옥 옆의 가로수 길 사이를 거닐고 집에 돌아왔다. 어딘가로 멀리 ..
시편 1편 1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2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3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4 악인들은 그렇지 아니함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 5 그러므로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들이 의인들의 모임에 들지 못하리로다 6 무릇 의인들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들의 길은 망하리로다 1 오늘 우리가 보게 될. 시편 1편은 마치 잘 건축되어진 건축물처럼 상당히 균형 있게 구성되어 있는 시입니다. 1-3절은 하나님을 따르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4-6절은 하..
3월 31일 목 새벽기도회 찬송 436장 통 496 나 이제 주님의 새 생명 얻은 몸 말씀 로마서 6장 Mercy, mercy, mercy! 로마서 5장에서는 죄의 권세를 이기는 예수님의 생명의 권세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가 신실하지 않을 때에 하나님께서 자신의 신실함으로 우리를 죄에서 건져주셨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의 질문이 떠오르게 됩니다. 죄에 계속 거하는 것은 은혜를 더하는 것인가? 죄를 계속 지어도, 하나님의 은혜 때문에 괜찮은 것인가? 바울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죄의 권세, 사망의 권세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지나가버린 옛 것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옛 것은 지나고 새 사람이로다, 라는 이 찬송가 가사처럼 하나님의 시간은 늘 우리를 새롭게 하는 시간입니다. 시간은 단순히 앞으..
3월 30일 수 새벽기도회 찬송 96장 통 94 예수님은 누구신가 말씀 로마서 5:12-21 더욱 큰 예수 권세 오늘 바울은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고 12절에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는 것은 단순히 죄를 행위로 보는 관점이 아니라 죄가 하나의 큰 권세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죄와 사망은 권세입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죄와 사망은 권세입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 세계를 일그러뜨리고 우리의 모든 관계를 망가뜨리는 권세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난 후에 에덴 동산도 망가지고, 아담과 하와의 관계도 망가졌습니다. 그렇게 생명이 아니라 사망이 왕 노릇을 하게 되었습니다. 율법이 있으나 없으나, 죄를 죄로 인식하나 그렇지 않으나, 죄를 ..
3월 29일 화 새벽기도회 찬송 333장 통 381 충성하라 죽도록 말씀 로마서 5:1-11 화목함을 누리자 1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2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 3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4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5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 6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도다 7 의인을 위하여 죽는 자가 쉽지 않고 선인을..
3월 28일 월 새벽기도회 찬송 말씀 로마서 4장 바울은 의도적으로 유대인의 조상인 아브라함을 육신으로 우리 조상인 아브라함이라고 1절에서 설명합니다. 율법의 행위를 자랑할 수 없다는 3장에 이어 4장에서는 율법의 행위를 의하는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을 겨냥하여, 그래, 우리 육신의 조상인 아브라함에 대해 말해보자. 그가 행위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느냐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행위의 의로움은 늘 자랑거리를 향합니다. 그리고 그 자랑거리는 인간들 사이에서 평가되어집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사람들 앞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행위의 의로움을 자랑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자신의 의를 자랑할 수 없다고 바울이 말합니다. 의의 근원은 인간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세운 의의 기준..
3월 25일 금 새벽기도회 찬송 347 통 382 허락하신 새 땅에 말씀 로마서 3장 사람의 불가능성, 하나님의 가능성 1 그런즉 유대인의 나음이 무엇이며 할례의 유익이 무엇이냐 2 범사에 많으니 우선은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음이니라 3 어떤 자들이 믿지 아니하였으면 어찌하리요 그 믿지 아니함이 하나님의 미쁘심을 폐하겠느냐 4 그럴 수 없느니라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 할지어다 기록된 바 주께서 주의 말씀에 의롭다 함을 얻으시고 판단 받으실 때에 이기려 하심이라 함과 같으니라 5 그러나 우리 불의가 하나님의 의를 드러나게 하면 무슨 말 하리요 [내가 사람의 말하는 대로 말하노니] 진노를 내리시는 하나님이 불의하시냐 6 결코 그렇지 아니하니라 만일 그러하면 하나님께서 어찌 세상을 심..
허리가 아파서 후설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다. 근력 운동도, 스트레칭도 쉼과 같이 가지 않으니 자기 혹사가 되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예나에 가는 대신 바이마르의 도서관이 문 여는 시간에 맞추어 가서 개인 방을 얻어 학회에 발표할 내용을 연구하기 위해 리쾨르를 읽었다. 한국어로, 독일어로 그리고 프랑스어로. 사실 학회 참여가 결정되고 나서도 발표 준비를 구체적으로 하지 못했었다. 이번 학기에 예나에서 수업을 꽤 많이 듣고 있기 때문이다. 일년 정도 남은 유학생활을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 여러 수업을 듣고 있었다. 실제로 후설 수업은 나에게 너무도 큰 지적 훈련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한계 상황 가운데에 있다. 허리 통증은 가시지 않고, 읽을거리를 다 준비하고도 차마 기차를 탈 수가 없었다. 나는 꿈 속에..